해마다 돌아오는 콧물·재채기, 한약과 침 치료는 도움이 될까
알레르기 비염은 한번 생기면 계절마다, 때로는 일 년 내내 사람을 괴롭힙니다. 한약·침 치료에 대해 진료지침과 연구가 무엇을 말하는지, 아직 모르는 부분은 무엇인지 쉽게 정리했습니다.

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재채기가 연달아 터지고, 맑은 콧물이 멈추지 않아 휴지를 곁에 두고 지냅니다. 코가 꽉 막혀 잠을 설치고, 눈과 코끝은 자꾸 가렵습니다. 감기인가 싶었는데,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같은 일이 되풀이됩니다.
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수 있습니다. 국내 한의 진료지침은 맑은 콧물, 재채기, 코막힘을 알레르기 비염의 세 가지 대표 증상으로 꼽고, 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. 눈이나 코의 가려움, 냄새를 잘 못 맡는 증상, 두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.[2]
알레르기 비염은 왜 생길까요
알레르기가 있으면 몸의 면역 체계가 특정 물질에 지나치게 반응합니다. 이 반응이 코 점막에 염증을 만들어 콧물·재채기·코막힘이 나타나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입니다.[2]
미국이비인후과학회는 알레르기 비염이 미국인 6명 가운데 1명꼴로 영향을 줄 만큼 흔하고,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일과 학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.[1]
한의 진료지침은 무엇을 권하나요
진료지침이란 여러 연구 결과를 검토해 '이런 환자에게는 이런 치료를 권한다'고 정리해 둔 안내서입니다.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가 주관해 2021년에 펴낸 「알레르기 비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」은 성인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치료를 권고합니다.[2]
- 한약 치료 — 주요 증상과 재발률을 개선하기 위해 권고합니다(권고등급 A, 근거수준 Moderate).
- 소청룡탕과 그 가감방은 권고등급 A(근거수준 Moderate), 옥병풍산·보중익기탕은 권고등급 B(근거수준 Moderate)입니다.
- 침 치료 — 주요 증상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권고합니다(권고등급 A, 근거수준 Moderate). 침에 약한 전기 자극을 더하는 전침은 권고등급 B(근거수준 Low)입니다.
권고등급은 A가 B보다 더 강하게 권한다는 뜻이고, 근거수준은 그 권고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나타냅니다. Moderate는 '중간', Low는 '낮음'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. 가감방은 기본 처방에서 약재를 더하거나 뺀 처방입니다. 또 이 지침은 성인을 대상으로 해서, 어린이는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.[2]
연구로 보면 어느 정도일까요
여러 연구를 한데 모아 다시 분석하는 방법을 '메타분석'이라고 합니다. 연구 하나보다 많은 사람의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.
침 치료 — 2022년 발표된 메타분석은 30개 연구, 4,413명의 자료를 살펴봤습니다. 성인에게 실제 침 치료를 했을 때 가짜 침(침을 놓는 흉내만 낸 것)보다 코 증상과 삶의 질 점수가 더 좋았습니다. 알레르기 약으로 흔히 쓰는 항히스타민제(세티리진·로라타딘)와 비교했을 때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.[3]
다만 연구진은 결과를 한 번 더 따져 보는 추가 분석에서는 이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고, 포함된 연구들의 질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. 어린이·청소년에 대한 효과는 자료가 부족해 아직 알 수 없으며, 결론을 확인하려면 임상시험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.[3]
한약 — 2021년 메타분석은 32개 연구, 2,697명의 자료를 분석했습니다. 4주 이내로 복용했을 때 위약(효과가 없는 가짜 약)보다 코 증상과 삶의 질이 더 좋아졌고, 4~12주 복용에서도 한약 쪽 결과가 나았습니다. 부작용은 위약과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. 그러나 12주를 넘겨 복용한 경우에는 위약보다 나은 점이 확인되지 않았고, 표준 치료와 비교했을 때는 증상 개선에 차이가 없었습니다.[4]
소청룡탕만 따로 살펴본 2022년 메타분석(무작위 대조시험 24편)에서도 복용 뒤 코 증상 점수가 줄었고, 특히 콧물과 코막힘 점수가 낮아졌습니다. 환자들도 대체로 잘 견뎠다고 보고됐습니다. 그래도 연구진은 더 엄밀한 방법으로 진행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.[5]

양방 진료지침과 함께 보면
미국이비인후과학회(AAO-HNS)의 2015년 알레르기 비염 진료지침은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분무제와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강하게 권고했습니다. 침 치료는 약을 쓰지 않는 치료를 원하는 환자에게 침 치료를 제공하거나 의뢰할 수 있다는 '선택 사항(Option)'으로 적었고, 한약에 대해서는 권고를 내리지 않았습니다.[1]
같은 지침은 증상과 관련된 원인 물질이 확인된 경우, 그 물질을 피하거나 반려동물과 거리를 두고 공기 정화기나 침구 커버를 쓰는 등 생활환경을 관리하도록 권할 수 있다고도 적고 있습니다.[1] 코세척과 진드기 관리는 비염 생활 관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.
한의 치료는 기존 치료를 대신하기보다 필요에 따라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.
한의원에서는 이렇게 살핍니다
힘찬한의원에서는 비염 진료를 박준곤 대표원장이 맡고 있습니다. 먼저 증상이 언제, 어떻게 시작됐는지, 계절이나 하루 중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자세히 여쭙니다. 식습관과 수면, 생활환경도 함께 살피고, 이전에 받은 알레르기 검사 결과가 있으면 같이 봅니다. 그다음 진찰 결과에 따라 침, 약침, 한약 가운데 필요한 치료를 고르고, 왜 그 치료를 택했는지 설명해 드립니다. 치료 뒤 달라진 점을 확인하며 방법을 조정하고,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법도 함께 안내합니다.
참고문헌
- Seidman MD, Gurgel RK, Lin SY, et al. Clinical practice guideline: Allergic rhinitis. Otolaryngol Head Neck Surg. 2015;152(1 Suppl):S1–43. doi:10.1177/0194599814561600. https://pubmed.ncbi.nlm.nih.gov/25644617/
-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(주관), 이동효(개발). 「알레르기 비염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」. 2021.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(한국한의약진흥원). https://nikom.or.kr/nckm/module/practiceGuide/view.do?guide_idx=167&menu_idx=14
- He M, Qin W, Qin Z, Zhao C. Acupuncture for allergic rhinitis: a systematic review and meta-analysis. Eur J Med Res. 2022;27(1):58. doi:10.1186/s40001-022-00682-3. https://pubmed.ncbi.nlm.nih.gov/35462555/
- Hoang MP, Chitsuthipakorn W, Snidvongs K. Herbal Medicines for Allergic Rhinitis: a Systematic Review and Meta-analysis. Curr Allergy Asthma Rep. 2021;21(4):25. doi:10.1007/s11882-021-00999-9. https://pubmed.ncbi.nlm.nih.gov/33768322/
- Yan Y, Zhang J, Liu H, et al. Efficacy and safety of the Chinese herbal medicine Xiao-qing-long-tang for allergic rhinitis: A systematic review and meta-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. J Ethnopharmacol. 2022;297:115169. doi:10.1016/j.jep.2022.115169. https://pubmed.ncbi.nlm.nih.gov/35257842/
사진 출처
- 한국식 침 세트 — 국립국어원, Wikimedia Commons, CC BY-SA 2.0 KR
- 서울역사박물관의 전통 약방 재현 모형 — Nagyman, Wikimedia Commons, CC BY-SA 2.0
이 글은 건강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,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. 치료 효과와 경과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,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. 참고문헌 확인일: 2026년 9월 29일.